'로컬 힙' 이제는 낯설지 않은 메가 트렌드죠? 작년 광장시장에서 열린 제주맥주의 '제주위트 시장-바', 사과의 고장 대구의 특색을 담아 인기를 끈 '사과빵' 등. 다소 멀게 느껴졌던 전통과 지역 특색을 재해석해 트렌디한 신선함을 주는 사례가 계속 등장하고 있어요.
누구나 아는 핫플레이스보다 나만 아는 힙플레이스를 디깅 하는 Z세대는 이를 적극적으로 즐기며, 크고 작은 로컬 브랜드의 탄생을 이끌었는데요. 오늘은 전국 100여 개 핫한 로컬 브랜드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 '로컬 크리에이티브 2024: The Next Community'에 직접 다녀온 후기를 전해드릴게요.
'로컬 크리에이티브' 전시는 지난 5월 17일부터 6일 2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렸어요. 이번 전시는 다양한 로컬 브랜드와 로컬 기반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들까지 트렌드의 양상을 폭넓게 다뤘어요. 뿐만 아니라 브랜드 토크나 마켓 등 부대 행사 또한 함께 열려 전시에 유익함을 더했습니다.
전시는 크게 '커피, 술, 빵, 매거진, 디지털 콘텐츠' 등의 카테고리로 구성됐는데요, 영감을 주었던 공간들 위주로 몇 가지 소개해 드릴게요.
가장 먼저 만난 공간은 한국의 새로운 커피 문화를 이끄는 브랜드를 모은 '당신과 나 사이의 검은 물'이었습니다. 로컬 테마의 전시답게, 커피 그 자체라기보다 '커피 한 잔'을 매개로 형성되는 로컬 커뮤니티, 아고라, 다양한 문화적 양상에 집중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시 공간 가운데에 자리한 큰 원형 테이블에는 각각의 커피에 담긴 어떤 사람들의 인생을 담은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공감할 구체적 페르소나 스토리텔링으로 전시가 추구하는 관점을 풀어내니, 마음에 와닿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빨대가 씹혀있다거나, 인물에 상황에 맞춘 여권이 함께 연출되어 있는 등 디테일을 느낄 수 있어요.
방문한 시간에 마침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된 '보난자 커피'의 커피 시음회가 열려 커피 시음까지 해볼 수 있었는데요. 추상적인 커피의 맛을 전달하고자 커피가 어울리는 상황을 설명해 원두를 선택하도록 했고, 커피의 맛을 컬러로 표현하는 방식을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품 편익을 색다르게 소구 할 방법으로 적용 가능한 인사이트가 될 수 있겠어요.
이곳에서는 기다란 복도를 따라 다양한 로컬 매거진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제주 특색에 맞게 방언을 활용한다거나, 연희동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을 테스트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거나 하는 포인트들이 재미를 주었습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흔히 SNS에서 접하게 되는 자극적인 콘텐츠보다는 소소한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어 왠지 모를 힐링이 느껴졌어요. 도파민 디톡스에 이어, 가장 일상에 맞닿은 소박한 이야기에 주목해 보는 것 또한 고객의 공감을 이끌 소통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빵지순례'라는 키워드가 여행 트렌드 중 하나를 이룰 정도로, 빵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로컬 빵집은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태극당, 성심당을 중심으로 빵 문화를 소개한 공간이었는데요. 두 브랜드는 모두 깊은 전통을 가진 브랜드이다 보니, 그 역사를 소개하는 것 자체가 전시의 한 꼭지가 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저는 함께 개최된 성심당 브랜드 콘서트 <성심당, 대전의 문화가 되기까지> 에 참석한 후 이를 관람해 더욱 유익했는데요. 성심당의 김미진 이사를 비롯해 성심당 케이크부띠끄와 성심당 문화원 관계자분들이 함께 자리해, 성심당의 브랜드 스토리를 전했습니다.
<성심당, 대전의 문화가 되기까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성심당의 탄생부터 대전의 성장을 이끄는 파워브랜드로서 자리하기까지 역사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그 중심에는 명확한 '성심당다움'이 있었습니다.
성심당의 사훈은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인데요. 이에 따라 가난한 사람이 와도 초라해지지 않는 따뜻한 빵집인 '성심당스러움'을 차근히 이루어 왔다고 해요.
성심당은 빵을 세상을 격차 없이 연결할 수 있는 도구로 보고, 누구나 장벽 없이 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러한 성심당만의 올곧은 철학은 곧 동네 빵집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지속가능했던 원동력이 되었죠.
더불어 네이밍 관련 비하인드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보문산 메아리', '2.3kg 딸기시루', '카카오 순정' 등 특색 있는 빵 이름마다 김미진 이사의 깊은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보문산 메아리'는 마치 산 모양처럼 둥글면서도 위로 겹겹이 쌓인 페스트리 빵인데요. 소풍부터 데이트까지 대전 사람이라면 많은 어린 시절 추억이 담겨 있을 '보문산'에서 퍼지는 순수한 메아리처럼, 빵을 먹는 순간만큼은 동심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SNS에서 '과소 광고'로 뜨거운 감자였던 '2.3kg 딸기시루'는 첫 출시 당시에는 다른 이름을 가졌었답니다. 야심 차게 딸기를 쏟아부어 맛있는 케이크를 출시했지만 '스트로베리 쇼콜라'라는 이름의 케이크는 고객들의 주목을 끌지 못했대요. 그때 김미진 이사는 '시루떡 같다'는 말과 함께, 케이크가 몇 kg인지 재서 이름에 넣어보자는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이후 한 고객이 딸기시루를 구매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무거워 저울을 재 보니 무게가 2.5kg에 육박했고 '허위축소광고'라는 '성심당다움'을 잘 보여주는 밈이 탄생했죠. 이 역시도 성심당의 성공 비결은 다름 아닌 '진심'이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네요. "본질을 잃지 않았기에 오늘이 있었다"는 성심당 직원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공간은 '수집가의 방'입니다. 로컬 트렌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로컬 큐레이터 분들의 사적인 작업공간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로컬 큐레이터는 인스타그램, 카카오 오픈채팅 등을 통해 애정을 가진 지역의 매력을 콘텐츠로 전하거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작업을 하죠. 개인별로 다양한 활동 영역과 사적인 영감의 원천을 가깝게 호흡하듯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성수동을 무대로 활동하는 '성수교과서' 님 섹션에서는 진행하신 '성수 삼초계란 위크', '미드나잇 인 성수' 등 프로젝트 관련 자료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낮만큼 활발하지 않은 성수의 야간 상권을 살리기 위한 '미드나잇 인 성수'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을 발전시키는 데에 기여할 만큼 커진 로컬 큐레이터의 영향력을 체감했습니다.
서촌의 곳곳을 자신만의 취향을 담아 소개하는 '서촌에디터'님의 공간에서는 특유의 감성이 그대로 녹아든 일상 기록이 눈에 띄었어요.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고 감상과 함께 기록했던 것이, 그 고유의 색을 완성한 기반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랜선으로 만나본 '로컬 크리에이티브 2024: The Next Community' 전시, 어떠셨나요? 다소 낯설었던 지역 특색의 재해석이 '로컬 힙' 트렌드가 되고, 현재까지 얼마나 다양한 양상으로 발전했는지 폭넓게 알 수 있었는데요. 전시 측면에서 타 브랜드의 고객 경험에도 활용해 봄직한 인사이트를 함께 담은 만큼, 한 가지라도 영감을 얻어 가셨길 바라봅니다!
브랜드를 하나하나 다루진 못했지만, 혹시 지금 콜라보를 위해 매력적인 스몰 브랜드를 찾고 계시거나, 행사를 개최할 힙한 지역을 찾고 계신다면 참여했던 100여 개 브랜드 리스트를 참고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단순히 '로컬' 트렌드를 활용한 것뿐 아니라, 각기 다른 명확한 메시지와 특색이 있는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오늘의 소마코콕📌
✔️ 성심당부터 성수교과서까지 로컬 브랜드, 큐레이터가 지역 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요.
✔️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본질과 진심에서 결정된다는 걸 잊지 마세요.
✔️ 로컬의 매력 중 하나인 '가장 일상에 맞닿은 소박한 이야기'가 자극적 도파민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에게 와닿는 소통 포인트가 될 수 있겠어요.
Writer. 트렌드 주방장👈🏻
by. 마케팅 컨설턴시 골드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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