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꾸'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자기 취향대로 집 꾸미는 걸 좋아하는 MZ 세대의 유행인데요. 꼭 이 말을 안들어보셨더라도, 리빙 문화에 있어서 이전 세대와는 달라진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패턴은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MZ세대는 자신을 꾸미는 것 이상으로 집을 꾸미는 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사할 때면 오늘의 집 3D 시뮬레이터로 미리 다운 받은 도면에 맞춰 가구를 배치해보고, 이에 맞는 가구들을 이케아 쇼룸에 방문해보거나 오늘의집에서 비교해 구매하는 거죠.
이렇게 집을 열심히 꾸미고, 취향에 맞는 가구들을 구입해 내 취향에 딱맞는 공간을 만들려고 하는 경향들은 언텍트를 맞아서 집에서 소비하는 시간을 훨씬 늘어나면서 더욱 확장되었어요. 코로나가 막 유행하던 시점인 2020년에 나왔던 자료를 보면 코로나를 계기로 구매를 고려한 리빙 제품이 있다는 설문에 82.3%가 그렇다고 응답을 했고, 실제로 구매한 리빙제품도 59.4%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생활하는 공간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많은 세대에게 코로나 이후 언텍트 사회는 주거공간에 있어서 큰 변화를 주었는데요. 단순히 세대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닙니다. 이제 모든 세대에게 주거공간은 일도 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운동도 하고, 푹 잘 쉴 수 있도록 나에게 맞게 세팅된 공간으로 점점 더 변모해가고 있으니까요.
이케아가 2014년부터 매년 연말에 발간하고 있는 <Life at Home Report> 2020년 보고서를 보면 ‘레이어드홈’(Layered Home)이 2021년의 리빙 트렌드로 꼽혔어요. 여기서 레이어드 홈이란 팬데믹을 기점으로 주거공간의 의미와 쓰임새가 다양화되었고, 그에 맞춰서 공간 역시 하나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집안 인테리어 자체가 재배치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그동안 재택근무, 홈트레이닝, 영화관, 반려동물 놀이터, 사회활동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들을 제공하는 인테리어와 가구들이 인기를 끌었죠. (예를 들어 코로나 때문에 영화관을 가지 못하게 된 사람들이 집에서 넷플릭스, 왓챠, 디즈니플러스 등 OTT 서비스를 보기 위해서 홈시네마를 구축하는 경우들이 많았죠. 가정용 고화질 프리미엄 빔프로젝터 신상이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홈시네마를 구축하면 그에 맞게 리클라이너나 1인용 쇼파도 필요해지죠.)
지난 10월에 발간된, 이케아의 2021년 보고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데요. 전세계 34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케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중 48%는 코로나 이전보다 집에 대해서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해요. 글로벌 평균이 35%이기 때문에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전세계 응답자의 60%가 코로나 이후 집에서 필요한 활동을 하기 위해 공간을 재구성했다고 응답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인테리어를 바꾼 응답자 중 47%가 집에 대해서 더 긍정적인 감정과 안정감을 느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서의 리빙 브랜드들
이렇게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리빙 트렌드 속에서 가구와 리빙 브랜드들은 이제 더 이상 가구나 제품 하나를 독립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고유한 이미지와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래 사례들이 단적으로 이 변화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어요.
#롯데백화점 #테일러드홈 #리빙에진심인MZ
롯데백화점은 자체적으로 리빙 편집숍을 런칭했어요. 작년 상반기 동안 롯데백화점에서 MZ 세대가 두번째로 많이 소비한 상품군은 '리빙'이었다고 해요. 리빙 상품을 구매한 1인 전체 평균 금액(전 세대)보다 MZ세대는 1.5배 정도 더 지출을 했다고 해요. 이를 재빨리 반영하기 위해 2030이 주 고객층인 건대스타시티점에 큐레이션 리빙 서비스를 런칭한 것입니다.
테일러드홈에서는 다양한 하이엔드 수입가구나 조명과 같은 리빙 소품들을 구매할 수도 있고, 홈시어터 룸에서 직접 오디오와 영상을 체험해볼 수도 있어요. 소비보다, 혹은 소비의 일환으로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잡기 위한 전략이죠. 독특한 것은 '큐레이션'이라는 문구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히 가구를 파는 곳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같은 아파트 다르게 살기"라는 컨셉으로 인테리어 상담부터 시공까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테리어 브랜드가 입점을 하기도 했고, 플랜테리어 브랜드를 통해서 '식물 스타일링'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어요. 내 취향에 맞게 공간을 재구성하고, 식물을 키우면서 힐링하는 2030 세대에게 딱 맞는 기획인 것이죠.
#이케아 #홈퍼니싱서비스 #상담은무료
이케아에서는 진작부터 홈퍼니싱 서비스가 런칭되었습니다. '이케아'하면 구체적인 가구가 아니라 이케아 스타일로 꾸며진 쇼룸이 떠오르죠. 단순히 이케아가 만든 가구들이 이케아의 정체성이 아니라, 사용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서 각각의 니즈에 딱 맞게 스타일링된 공간 자체가 이케아라고 할 수 있어요. 따라서 어떤 삶의 방식을 가졌는지에 따라서 다양한 옵션들이 존재합니다.
라이프스타일에 가까운 이 브랜드는 재작년 펜데믹에 빠르게 적응하기도 했는데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극복하면서, 코로나가 촉발한 새로운 리빙트렌드에 발맞추어서 도심 한가운데에 '플래닝 스튜디오'를 만들었어요. 여기서 이케아의 고객들은 가족, 신혼부부, 싱글, 바쁜 직장인 등등 자신의 정체성에 맞게 효율적이면서도 취향을 반영한 홈퍼니싱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무료로 말이죠. 이제 해당 서비스는 매장이나 온라인, 혹은 고객의 집을 방문해서 직접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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